『기부팔역시(畿賦八域詩)』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신발굴 자료로서,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국토를 바라보는 실용적 인식과 문학적 심미안이 결합된 독보적인 지명부 · 시집이다. 땅[지리]이 있고 인간이 살며 문학이 출현했다. 우리는 이 땅에 살며 스스로의 존재를 각인하듯 곳곳에 지명을 붙였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전국 367 군현의 이름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성(都城, 한양)을 정점으로 하는 도성 중심의 9단계 방사형 공간 인식을 시적 서사로 구현해 냈다. 특히 경기도를 ‘경기부(京畿賦)’와 ‘경기시(京畿詩)’로 분리하여 국도(國都)의 위엄을 극대화한 점, 그리고 행정적 위계보다 경제적 실질과 물산의 흐름을 중시하여 전라(호남)를 경상(영남)보다 우선 배치한 점은 조선 후기 지리 인식이 단일한 관료적 질서를 넘어 다층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체계로 이행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사 기법 측면에서도 『기부팔역시』는 지명의 한자 기표를 해체하고 재결합하는 ‘감입(嵌入)’과 ‘협자(夾字)’의 원리를 정교하게 활용하였다. 이는 지리 정보라는 객관적 데이터에 유교적 덕목과 역사적 전고(典故)를 입혀 국토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기억의 저장소(Lieu de mémoire)로 변환시킨 시적 성취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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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장 서론: 『기부팔역시』의 문헌학적 이해 1.1 서지적 사항 및 자료적 가치 1.2 필사 시기와 저자 고찰
제2장 『기부팔역시』의 팔도 배열 구조와 공간 인식 2.1 수도 중심의 공간 위계와 팔도 배열의 독자성 2.2 지역별 지명 서사의 내용 개관
제3장 지명 구성의 수사 기법과 양식적 분류 3.1 핵심 수사 기법: 감입(嵌入)과 협자(夾字) 3.2 훈해적 삽입(訓解的 揷入): 지명의 파자(破字)와 서사화 3.3 양식적 분류 및 연(聯) 구성의 특징
제4장 『기부팔역시』의 문학사적 위치와 특징 4.1 선행 지명시류와 비교 분석
제5장 『기부팔역시』의 세계관과 인문지리학적 의의 5.1 유교적 덕치주의와 성리학적 공간 재편 5.2 실학적 국토 인식과 주체성: 관념에서 사실로 5.3 문학적 심미주의와 언어유희: 지명의 예술적 승화 5.4 천인합일(天人合一)과 인걸지령: 자연과 인간의 조응 5.5 중심과 주변의 통합적 위계: 도성 중심의 방사형 인식 5.6 영속적 시간관과 역사의식: ‘종고(終古)’와 ‘천재(千載)’의 시간 5.7 처사(處士)적 은일과 관료적 현실의 절충: ‘입세(入世)’와 ‘출세(出世)’의 경계 5.8 유기체적 국토관과 안보 의식: ‘진(鎭)’과 ‘안(安)’의 방어 체계
제6장 연구 결과의 활용: 지명류 문학의 현대적 변용 6.1 지명 문학의 학제적 가치와 인문 지리적 성격 6.2 지명류 작품의 교육적 활용과 필요성 6.3 지명류 작품을 이용한 교육 시론(試論): ‘장소 기반 스토리텔링’ 모델 6.4 자생적 국토관과 ‘두모사상’의 현대적 콘텐츠화: 기복적 풍수를 넘어선 생태적 안식처
부록 『기부팔역시』 원문 입력 및 해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영인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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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윤 簡鎬允 kan, ho yun
문학박사. 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하대 초빙교수이다. 그는 1961년, 경기 화성, 물이 많아 이름한 ‘흥천(興泉)’생이다. 두메산골 예닐곱 먹은 그는 명심보감을 끼고 논둑을 걸어 큰할아버지께 갔다. 큰할아버지처럼 한자를 줄줄 읽는 꿈을 꾸었다. 12살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 꿈은 국어선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선생을 거쳐 지금은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며 배우고 있다. 그는 고전을 가르치고 배우며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평생 갈 길로 삼는다. 그의 저서들은 특히 고전의 현대화에 잇대고 있다. 『한국 고소설비평 연구』(경인문화사, 2002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이후, 『기인기사』(푸른역사, 2008),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김영사, 2010),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 때』(새문사, 2014 세종학술도 서),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새문사, 2016), 『연암 박지원 소설집』(새물결, 2016년 개정판), 『연암소설을 독(讀)하다』(소명, 2024), 『욕망의 발견』(소명, 2018 한국연구재단 저서 지원), 『연암 평전』(소명, 2019), 『아! 조선을 독(讀)하다-19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새물결, 2020),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소명, 2020 : 2012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조선읍호가 연구』(민속원, 2021), 『간소저본 국문 필사본-구운몽』(민속원, 2025) 등 55여 권의 저서들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합주를 꾀한 글들이다. 연암 선생이 그렇게 싫어한 사이비 향원(鄕愿)은 아니 되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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