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제 식민지를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일제에게 국가의 영토를 잃고 민족의 자존이 통째로 빼앗긴 한국인이 자신의 역사를 감정 없이 적을 수 있겠느냐며 하는 말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한국학계에서 종래의 식민지 연구는 주로 민족주의의 입장에서 독립운동사나 민족운동사가 중심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즉, 민족을 사랑하는 감정으로 무장된 분야에서나 연구가 가능했던 만큼 총체적이고 균형 잡힌 연구 성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는 연구는 민족 감정을 주입하여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의 결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증보판을 내며】 이 책이 나오자마자 대한민국학술원으로부터 우수도서로 선정되고, 초판이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판의 소식을 들으니 먼저 독자와 출판사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번 증보판에서는 책의 판형도 바뀌고 지난 초판에 싣지 못한 사진과 민속원이 제공한 사진엽서 자료를 관련 부분에 추가하였고, 선명도가 부족한 사진들은 보완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이 설명도 추가하여 보다 알차게 구성하였다. 영상은 활자나 사진보다 강한 이미지를 남기면서 많은 정보를 전한다. 식민지 시대의 영상·화상 특히 많은 국책영화가 제작되었으나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소각하는 등 처분하였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어느 날 나는 1930년대 일본인이 촬영한 한 영상 장면에서 밀짚모자에 필름 띠를 두른 것을 보고는 놀랐다. 어린 시절 밀짚모자의 필름을 뜯어 들고 의미를 읽으려 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영화 필름이 이렇게 소모되었기 때문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영화 필름을 버린 것이다. 아쉽기 한이 없다. 식민지시대 일본인들이 남긴 자료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종래 우리들은 이러한 식민지시대의 영상이라면 무시하거나 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순히 시대가 변한 것 즉, 시류를 타고 안이하게 비난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식민지주의에 의한 것을 아무리 비난해도 지나칠 것이 없는 듯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정말로 어려운 것은 해방된 지금, 자유스러운 현 시대를 초월해서 미래에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 진리 가치관을 가지고 비판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가 그때 그 시절에 살았다면 그런 비난을 감히 하였을까 추측해 본다. 본서를 통해서 함께 사고를 하게 될 것이다. 식민지 영상은 주로 제국주의와 식민지주의를 강하게 반영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감독이나 작가들 가운데에는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면서도 그 나름대로 자기의 세계를 펼치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그들의 국책영화 등에서도 명승고적과 문화재 보호의 의식도 찾고, 일제가 금강산, 경주, 대동강 등을 대상으로 식민지 관광을 개발하였고, 문화재 보존정책 및 관광정책 등도 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 책에서는 인류학자가 촬영한 당시의 한국 사정을 전하는 기록영상도 다루었다. 여름철 보리타작 때 농촌의 노동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더 많은 사진과 영상을 다루려 했지만 앞으로도 발굴되어 보완할 자료들이 적지 않아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증보판을 즈음하여 독자의 관심과 조언, 협조를 바라마지 않는다.
2010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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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사진목차
들어가는 말
제1장 일본 식민지의 특징 1. 법률·풍속·관습조사 2. 조선총독부 영화 제작 3. 이마무라 토모 : 경관에서 민속학자로
제2장 식민지가 남긴 사진 1. 도리이 류조가 찍은 사진 2. 1925년대 독일인이 본 조선 3. 무라야마 지쥰 4. 아끼바 다카시
제3장 선전영화 1. 영화와 정동 2. 식민지 조선의 선전 영화 3. 지원병 4. 조선해협 5. 병정님 6. 조선지방
제4장 식민지 영상 읽기 1. 다큐멘터리 2. 식민지주의 국책 영상 3. 「TYOSEN」 4. 선전영상 읽기
제5장 위생영화 1. 「방역」 2. 「이가 무섭다」
맺음말 1. 식민지주의 국책 영화 2. 인류학적 영상
각주해설 참고문헌 찾아보기
영상자료(DVD) 목록 1. 직물(織物) 2. 결혼식(結婚式) 3. 맹인의 독경(盲人讀經) 4. 장례(葬禮) 이상 1-4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웨버(weber) 신부作), 경북 왜관의 베네딕트수도원 분도출판사에서 발췌) 5. 조택원의 무용(「병정님」) 6. 쾌지나 칭칭나네·뽕따러가세(「사랑과 맹세」) 7. 조선지방(코리아 콘텐츠랩 제공) 8. Tyosen(코리아 콘텐츠랩 제공)
※이 영상자료(DVD)는 책 뒤에 첨부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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