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구전문학 개요』는 1990년 북한에서 출간된 구비문학의 특징을 총괄적으로 고찰한 저서이다. 구비문학에 대한 선구적 성과인 고정옥의 『조선 구전문학 연구』가 북한에 출간 된 1962년 이후 약 30년 뒤의 성과이다. 하지만 『조선 구전문학 개요』에 대해서 자료의 편폭이나 논의의 깊이 등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는 고정옥의 저서에 연구적 성과가 못 미친다는 남쪽 연구자들의 견해인데, 비판에 앞서 관행적 경험에 의한 편향된 판단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 책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사항이다. 이는 ‘개설’이나 ‘개론’에 대한 관념이 남쪽과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쪽의 학자들에게는 이 역시도 연구 지향적인 성격을 지니지만, 반면 북한의 국문학 관련 저서들은 후대로 내려올수록 ‘일반 교양서’ 형태로 성격이 변화하였다. 북한 국문학사의 결정판인 『조선문학사』 역시 쉽고도 친절한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만 보아도 그러하다. 과연 어떤 방법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리고 저자 장권표의 학문적 역량을 평하며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이 책에 기술된 내용의 관점과 체재, 서술방식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저자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북한 사회, 혹은 학계에서 공인된 사항에 의한 것임을 짐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구전문학 개요를 보는 이 책의 입장은 북한에 공인된 주류적 관점을 반영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넓게는 북한 사회 혹은 학계가 공인한 연구 방법의 특징을 파악할 수도 있고, 좁게는 구비문학에 대한 관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민족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구비문학만이 내포하고 있는 정서적인 특징을 북한에서는 어떻게 주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통일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마련해 줄 것이다. 구비문학에 대한 학문적 소통이 정서적 소통으로 이어져, 통일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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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장권표 │ 이 책의 저자 장권표에 대해서는 그 학문적 이력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책을 통독해 보면 그가 구비문학 전반에 대해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구비문학 여러 장르에 걸친 논의를 큰 무리 없이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적용된 방법론이나 가치평가 기준은 그 혼자만의 것이라 하기 어렵다. 북한 사회 내지 학계에서 공인된 사항을 그가 일종의 대표 자격으로 진술했다고 하는 것이 더욱 합당한 판단이다. 요컨대 구전문학의 개요를 보는 이 책의 입장은 북한 학계 내지 북한 사회의 공인된 주류적 관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해제 참조).
해제신동흔│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건국대인문학연구원 통일인문학연구단은“식민지와 분단의 역사가 남긴 상처가 오히려 체제 대립과 반목을 확대 재생산”하는“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소통·치유·통합의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소통의 부재”는 오늘날 분단구조를 확대재생산하는 근본적인 요인 중에 하나이다. 소통의 부재는 남/북간의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이질성과 체제 대립을 낳았으며 분단구조를 통한 남/북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한,“ 치유의 부재”는 식민지와 6·25의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Trauma를 통해서 이런 이질성과 정서적 대립 그리고 상호 반목과 대립을 양산하는 무의식적 토양을 제공했다. 이런 점에서 통일인문학은“분단극복의 실천적 역사·미래 생성의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소통과 치유”를 통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통일은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남/북의 동포들뿐만 아니라 식민지 시절 유랑의 세월을 살 수밖에 없었던 해외 동포들과 디아스포라Diaspora들 모두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 간의 소통을 통해서 상생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세계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민족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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